홍시 조동선

홍시 조동선 홍시 조동선 고요가 잠들 때 노을을 품고 시린 바람에 잎을 떨구며 말없이 익어가는 사랑의 홍시 고향 집 주변의 감나무 어머니의 손길 사랑을 품으며 겨울을 준비한다 항아리에 청춘(靑春)들 풍성한 추억 이야기 분주하고 동지섣달 빨갛게 익어 겨우내 달콤함을 선사하다 찬 바람에 서리 내려도 가지 끝에 꼿꼿이 앉아 콩새 부부의 생일잔치를 열어주고 빨갛게 익어간 건시(乾柹) 주름진 … Read more

일상이 행복하기 박서진

일상이 행복하기 박서진 일상이 행복하기 박서진 바람이 어디선가 뽈을 스쳐 기억을 남기고 가네 피우기 위해 애쓴 얼굴은 빛이 나고 벌레 먹이로 윤회하는 내려놓은 삶이 곱다 일상은 해를 담고 밤을 맞이하며 개구리 사랑을 노래한다 이루지 못할게 무엇 있을까 행복이 공기로 와 있는데 ♨ 더 많은 詩人 만나기 ▷ ArtistBusan.com

노천시장에서 김정숙

노천시장에서 김정숙 노천시장에서 김정숙 골목마다 소란스러운 사람들 무리 속에 보이는 삶의 무게 귤 탑을 쌓아 올린 할머니 아슬아슬 인생 탑 주름살 위로 햇살이 눈부시다. 귤과 함께 눈부신 햇살은 덤으로 샀다 어느 바다에서 이곳까지 왔는지 모를 지금은 투박한 아저씨의 손에서 얼어버린 순간에 머물러 있는 동태를 스스럼없이 값을 치르고 그 삶의 마지막을 내가 가졌다 할머니는 주름살 위로 … Read more

누리달의 아침 이명주

누리달의 아침 이명주 누리달의 아침 이명주 수분이 촉촉한 아침 분홍빛 심장 위에 살포시 꽃잎 날아든다 담장 넘어 첫사랑 휘파람 소리 휘리릭 휘리릭 나를 부르면 생수병 손에 들고 앞산 둘레길 내 임의 발자국 밝으며 푸른빛 짙은 신록 사이로 숨차게 걸어본다 산새들 지지배배 휘파람 소리 시원한 바람에 옷고름 푸는 아침 편백나무 그늘 아래 국수꽃 잠투정 까칠한 눈빛에도 … Read more

바람이 되리 김정숙

바람이 되리 김정숙 바람이 되리 김정숙 사랑보다 더 지독한 그리움이 몰려오는 밤이면 바람 부는 그대의 거리에 선다 그대가 옷깃을 여밀 때 가슴에 찾아 들어 손을 꼭 잡고 터벅터벅 발걸음 따라 문턱을 넘어 그대 품에 안기는 바람이 되리 ♨ 더 많은 詩人 만나기 ▷ ArtistBusan.com

겨울 길목 최수경

겨울 길목 최수경 겨울 길목 최수경 연분홍 꽃바람 엊그제 불더니 꽃내음 자취는 찾을 길 없고 울긋불긋 산바람 불어 내리니 저무는 노을 빛 낯이설구나 짧아진 산 그림자 시간을 재촉하고 나무는 하나씩 옷을 벗으며 모진 엄동을 채비하는데 어여 우리의 가슴에도 불을 지펴 긴 침묵의 엄동을 맞이하자 붉은단풍 산을 내리 달리고 마른 풀잎에 서리꽃 하얗게 내리니 저마다 가슴은 … Read more

해후 서숙지

해후 서숙지 해후 서숙지 보고 싶었다는 말 하얀 포말로 해변에 닿는 날 우리는 광안리 바닷가로 가야 한다 그리웠다는 눈빛 목마른 소주잔에 해맑은 순수를 채우러 우리는 그곳에 모여야 한다 녹록지 않은 삶에 등을 내어 주고 가슴 가득 서로를 토닥였으니 이제 우리는 마주 보며 웃어야 한다 붉어진 노을이 바다에 잠기고 굳게 잡은 손에 서로의 체온을 실어 놓은 … Read more

마음 빛깔 박서진

마음 빛깔 박서진 마음 빛깔 박서진 또렷한 모습 떠올라 어느새 물 드리오고 햇살 밝은 오후의 기다림 독마다 풍성한 꽃그림 봄의 빛깔 속에 그대 머물고 흔들림 없는 하루는 희망처럼 부푼다 ♨ 더 많은 詩人 만나기 ▷ ArtistBusan.com

멀리서 보아야 정외숙

멀리서 보아야 정외숙 멀리서 보아야 정외숙 산 전체를 보려고 산 정상에 오르고 또 오른다 산 정상에 오르니 산 정상이 보이지 않네 산은 멀리서 보아야 산이 보인다 우리의 삶도 우리의 사랑도 멀리 있어야 그리움이 보이겠지요.

잊고 살렵니다 안광수

잊고 살렵니다 안광수 잊고 살렵니다 안광수 살랑살랑 내려앉은 꽃바람 꽃잎에 잠들어가는 시간 붉게 타오르는 태양의 시름 잊고 살렵니다 시간의 묶어놓았던 마음 날개를 달아 훨훨 날려 보냅니다 꽃은 피고 지면서 아픔의 상처로 새로운 열매를 맺어 기대감 속에 아름다운 기쁨을 맞이하는 행복의 시간 지난날을 잊으며 오롯이 내일을 바라보며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