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워진 가지 이용식

무거워진 가지 이용식 무거워진 가지 이용식 파랑이 목이 타 노랑을 향한 수평의 패턴은 커다란 네모의 표현에 앞뒤로 밀고 땅긴 소리가 일궈간 가슴에 곡선을 만진 시간 고목의 나이테도 세월의 애증이다 널찍한 초록의 이름 수면이 만든 그늘이 빠뜨린 하늘 조각을 싼 폭포수가 해를 읽던 곳 배꼽이 넘긴 처마 위 물살이 나눈 바람 한 바퀴에 수만의 동선이 그린 … Read more

감사의 하루 나영민

감사의 하루 나영민 감사의 하루 나영민 먼저 서두른 건 돋보이려 애쓰는 것 한 송이 코스모스에 유독 마음이 쏠리는 출근길 벼 논에는 제법 이삭이 누렇게 익어가는 가을 언저리는 한 치 흐트러짐이 없다 조롱조롱 붉은 보석 되어 푸른 잎 사이 빼꼼 인사하고 새하얀 개망초꽃들이 반겨주니 계절은 또 다른 계절에 손을 잡고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며 때론 작은 수확으로 … Read more

고향 열차 김해정

고향 열차 김해정 고향 열차 김해정 그리움의 긴 레일 마음이 닳아 빛바랜 추억이 덜컹거린다 요란한 기적 소리 없이 새벽 별 타고 세월의 오르막 터널을 넘나들고 심장수 박동수 따라 설렘과 기다림의 두발 무수한 사연들이 바람에 떨어진다 못내 놓지 못한 풍경 형형색색 피어난 코스모스에 아스라이 멀어져간 고추잠자리 바람 타고 날아온 꿈결처럼 풀어놓은 동그란 행복 보름달처럼 환한 엄마 … Read more

늘 푸른 줄 알았지 유영서

늘 푸른 줄 알았지 유영서 늘 푸른 줄 알았지 유영서 우쭐대며 살아온 꼴이라니 세상에서 네가 제일인 줄 알았더냐 꽃 피고 꽃 진다 이쯤 돼서 깨닫는 걸 보니 나잇살 괜히 먹은 건 아니었는가 보다 한철 기 살았던 푸르른 나뭇잎을 보라 가을 되니 불렸던 몸 벌레 먹고 곱게 물들더니 사정없이 제 몸 내던지더라 공손한 가을에 배운다 비우고 … Read more

가을 애상 김수용

가을 애상 김수용 가을 애상 김수용 갸냘픈 코스모스 휘돌아 부는 가을바람 흘러가는 흰 구름 넘어 아련하게 남아있는 쓸쓸한 잔영 이별 뒤에 찾아오는 후회, 그리움 그리고 습작이 되어버린 추억 기억의 저편 속으로 아스라이 사라져간 각본 없는 애절한 사랑 가을 애상

설렘 안귀숙

설렘 안귀숙 설렘 안귀숙 삶이 무기력하고 그날이 그날 같고 변화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 설렘 하나 만들어내야 한다 권태의 늪에 빠져 돌아누울 수조차 없는 시름에 빠져 있다면 삶의 무게에 짓눌려 허리 한번 펴지 못하는 날들이 지속된다면 설렘 하나 만들어 내야 한다 기다림 하나 없고 걸어 두었던 희망 하나조차 산산이 부서져서 마음마저 캄캄한 밤이라면 조금씩 다가오는 … Read more

가을 타는 남자 이월주

가을 타는 남자 이월주 가을 타는 남자 이월주 낙엽길 걸으면 빨간 단풍이 되고 바닷길 걸으면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 될까 곱게 구워낸 가을에 물들어 살면 알록달록 시인이 되는 걸까 국화향에 취한 하늘 해변 길 걷다가 살랑대는 해파리에 바람 피는 파도 소리 그 괴성에 그만 가을에 취한 남자가 된다.

빛이 스며든다 박명숙

빛이 스며든다 박명숙 빛이 스며든다 박명숙 빛살을 뿌리며 내려앉은 눈부신 가을빛 귀한 손님처럼 내게 다시 온 하늘하늘 설렘이 예보된 계절 온통 가을빛이 스며든다 화단의 꽃 위에도 푸르른 나뭇잎에도 설익은 열매 위에도 빛으로 스며드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 나로 하여 갈바람 숨 쉬는 마음의 공간에도 길을 내어 햇살이 이끄는 대로 가을빛을 입은 나, 무심히 지나는 햇살에도 … Read more

맑고 고운 꽃 앞에서 나영민

맑고 고운 꽃 앞에서 나영민 맑고 고운 꽃 앞에서 나영민 봄인 듯 가을인 듯 듯한 계절인 가을 분홍빛 꽃색이 하도 고와 멈춘 선 도로변 꽃밭 가을인 듯 봄인 듯 따스한 날 고운 색 옷 갈아입고 나선 꽃송이에 맑은 미소를 띤다 이름은 모르지만 그냥 예쁘고 아름다운 건 단지 꽃이라서 그런 것이었을까 아님 꽃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니 … Read more

수련 양영순

수련 양영순 수련 양영순 꽃잎이 뾰족히 내밀고 청순한 마음으로 물에 떠서 꽃이핀다 아름답고 섬세하고 눈을 사로 잡는다 당신 모습이 아름다운 만큼 마음도 아름답다 개화전에 흐리며 어두워지면 오므라지는 꽃 잠자는 수련 햇볕이 들면 활짝핀다 웃는 모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