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이동구

고향 이동구 고향 이동구 마음이 넘나드는 곳 저 산꼭대기 넘고 넘어 바람 따라 고향 간다 어느 정상을 오르든 나 자란 곳 바라보며 마음을 띄우는 찰나 지푸라기 향이 몇십 년을 건너오고 소죽 끓이는 아궁이 따듯하고 뜨겁구나 구름이 나를 촌놈으로 돌리려면 열하나에 본 구름이어야 할 텐데 그도 늙었구나 그 모양이 없으니 세상 변하여도 고향은 그대로길 나는 느지막이 … Read more

그대 손을 잡고 김경림

그대 손을 잡고 김경림 그대 손을 잡고 김경림 비가 오면 비가 돼서 바람불면 바람으로 추우면 가슴속에서 그대를 기다린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바다로 왔어 희망은 좋은 거야 그대를 그리워할 줄 몰랄지 보고 싶어 이불 쓰고 울어버릴 줄 누가 알았겠어 꿈을 꾸면 그대 손을 잡고 심장 소리를 느껴 그대 향기에 젖어 잠이 깨어나도 늘 아쉬워 아무것도 보이지 … Read more

마음에 꽃 한 송이 걸어두세요 김해정

마음에 꽃 한 송이 걸어두세요 김해정 마음에 꽃 한 송이 걸어두세요 김해정 아름다운 눈길 아기자기한 손길 입속에서 피어나는 말이라는 따뜻한 꽃 탐스러운 꽃향기로 전합니다 마음의 꽃밭에서 자란 행복 한 송이 걱정과 미움의 잡초를 걷어내고 생명력이 강한 기쁨과 희망 도담도담 믿음으로 정성껏 가꾸어가며 바람의 고운 결로 햇살이 웃는 날 그대 미소 담긴 꽃 한 송이 걸어둔다.

구름도 내 마음 같을까 김화숙

구름도 내 마음 같을까 김화숙 구름도 내 마음 같을까 김화숙 푸른 잔디 위에 누워 하늘을 본다 꽃구름 나비 구름 양떼구름 토끼 구름 구름 하나 뚝 떨어져 나를 태워 날아간다 나비 된 듯 날아간 곳 동심이 뛰놀던 고향 뒷산 산까치 반기고 길가에 코스모스 손 흔들며 마중하지만 정작 반겨줄 이 아무도 없네 헛헛한 마음 부모님이 그립고 유년의 … Read more

내 마음 김지희

내 마음 김지희 내 마음 김지희 엄마가 만든 솜이불처럼 금정산의 희뿌연 운무가 휘감아 돌듯 내려온다 그저 가을비는 추적거리고 아파트 뒤뜰 대나무 숲엔 바람 한 점 없이 스산하다 비 맞은 감성이 처져 있듯 그리움에 고개 숙인 가슴이지만 그래도 하염없이 보고 싶다 보고파서 그리운 것뿐인데 왜 대나무 끝에 대롱대롱 걸쳐진 느낌일까 심장의 빗방울이 댓잎에 맺혀 댓줄기 따라 … Read more

안부 김해정

안부 김해정 안부 김해정 가깝고도 먼 마음의 거리 어느 정도의 깊이로 지내는지 우린 늘 물음표가 왔다 갔다 한다 별일은 없는지? 밥은 먹고 다니는지? 날씨는 더운지 추운지를 열다섯 사춘기 소녀처럼 출렁거리는 궁금증이 뭉게구름처럼 하얗게 피어오르고 까닭 없이 생각나는 순간의 그리움 뽀얀 눈물방울 가슴에 묻을 때 엄마 그 이름이 또르르 굴러간다. 어른이 되어 나이를 먹어도 허구한 날 … Read more

상사화 안광수

상사화 안광수 상사화 안광수 언약을 맹세하고 떠나간 시절 해가 가고 달이 떠도 그리움에 잠긴 시간 그대가 떠난 자리에 만날 수 없는 강을 건너간 그 다리에서 기다립니다 식음을 전폐하고 앙상한 몸으로 변해 그대를 기다리며 오늘도 다리에서 서성이며 그리운 그대를 기다립니다 그대를 보내고 나서 후회하고 나의 자리에서 그대를 향한 나의 꽃을 피워 놓을게요

나뭇잎 엽서 김화숙

나뭇잎 엽서 김화숙 나뭇잎 엽서 김화숙 나뭇잎 하나 허공에 팽그르르 돌더니 내 옆에 사뿐히 앉는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속눈썹에 매달린 슬픔이 촉촉이 젖어있네 얼마 전 하늘나라로 주소를 옮긴 친구가 너무 그리워 마른 입술 질근 깨물며 베갯잇 적시던 밤 그 소식이 너에게 닿았을까 훨 훨 훨 세상구경 잘하고 있노라고 나뭇잎 엽서를 보낸 거였구나 어디서 … Read more

가을꽃 나영민

가을꽃 나영민 가을꽃 나영민 울타리 안 개미취가 풀벌레의 장단에 맞춰 활짝 피었다 봄소식 한 아름 안겨주더니 이젠 가을 소식을 푸짐하게 내어놓고 수다를 한껏 풀어놓는다 집 지킴미 백구도 꽃에 반했는지 연신 코를 맞대고 컹컹거리며 잎사귀에 귀를 마구 비벼댄다 친구가 그립고 사랑이 배고픈 계절 곱게 물들어가는 낙엽에 눈물 찔끔 찍게 하는 가을 향취

이끼 이진섭

이끼 이진섭 이끼 이진섭 가을 하늘 부둥켜안고 밥상 위에 놓인 사십 첩 반상에 밥숟가락 하나 얹어도 흔적의 뒤태를 찾을 길 없어 흐르는 냇물에 밥을 말아 비쳐보았다. 냉랭한 가슴은 뿌리를 드러내고 메마른 가지는 화로가 되어 못나게 타들어 가도록 쓸데없는 고집의 말로는 둥둥 떠돌이 외기러기를 만들었지. 때묻지 않은 차가운 이파리에 푸른 잎 기대어 기생하는데 꽃이 아니면 어떻고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