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 않으세요
시각장애자의 정원 가꾸기: 힘든지 않은가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시각장애자 정원사
시각장애 1급으로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저는 힘들지 않은가요라는 질문에 자주 마주칩니다. 하지만 사실 제게는 그러한 질문이 의아할 뿐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정원 가꾸기를 제 취미로 즐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각장애가 있는 저에게 정원 가꾸기는 비장애인들보다 훨씬 더 어렵고 느리고 엉성한 작업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정원 가꾸기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저는 정원 가꾸기를 통해 보는 것과 다른 방식으로 자연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시각장애를 통한 자연의 경험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은 저에게 소중한 경험입니다. 저는 꽃잎 하나하나의 촉촉한 질감을 손끝으로 느끼고, 무성한 싸리나무 울타리를 한 아름 끌어안으면서 그 부드러운 촉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제비꽃과 개나리의 꽃향기를 동시에 맡으면 어떤 향기가 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각장애를 통해 경험하는 자연은 저에게 색다른 기쁨과 평화를 안겨줍니다. 저는 제비꽃 푸른색이나 개나리 노란색을 직접 보지는 못하지만, 그 색감을 상상력으로 채워내며 즐깁니다.
정원을 통한 사회와의 소통
정원 가꾸기는 저에게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사회와 소통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저는 가꾼 정원을 지나치는 사람들이 제 정원을 감탄하고,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을 느낍니다. 또한, 저는 정원 가꾸기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며, 소중한 인연을 맺을 수 있습니다.
시각장애: 축복인가, 역경인가?
과거에는 시각장애를 역경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그것이 저에게 주어진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각장애가 저를 정원 가꾸기라는 새로운 세계로 인도했고, 시각을 잃은 대신 다른 감각을 더욱 예민하게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저는 시각장애로 인해 정원을 즐길 수 없다는 편견이 우리가 그 축복을 보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야 합니다. 그것은 나와 세상을 위한 참된 삶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