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나는 우리 아이 괜찮을까
“선생님, 해열제를 먹였는데도 또 열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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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어머니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동네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먹여도 열이 내리지 않는다고 큰 병원을 찾는 부모들이 많다. 열 자체를 두려워하는 부모들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열을 나타나선 안 되는 증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열은 감염과 싸우기 위한 우리 몸의 자연스럽고 이로운 반응이다. 비정상적인 증상도 아니도 질병도 아니다. 체온이 상승하면 병균을 제거하는데 필요한 활성산소 등이 더 많이 작동해 세균이나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오히려 심한 감염에도 열이 나지 않는 게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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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발열이라고 할 때는 체온이 38도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간혹 특별한 증상은 없어도 아이의 체온이 0.5도 올랐다고 병원을 급히 찾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사용하는 체온계나 재는 시간에 따라 체온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정상적인 경우 체온은 하루 중에도 다양하게 측정되며 일반적으로 초저녁에 가장 높고 아침에 제일 낮다.
부모들은 아이가 열이 나면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가 고민이다. 먼저 열이 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정상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힘들지 않게 해야 한다.
이럴 땐 우선 열을 내리기 위해 해열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해열제는 열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진통효과도 있다. 해열제를 사용하여 전반적인 상태를 호전시키면 아이가 편안해하고 보채는 것도 덜하다. 하지만 해열제를 먹는다고 당장 열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때는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아주면 체온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대다수 부모들은 아이가 항상 정상체온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연유로 열이 조금만 나도 해열제를 먹인다. 심한 경우 잘 자고 있는 아이를 깨워 해열제를 먹이기도 한다. 대개 체온이 38도 이상이 되면 해열제를 복용하라고 권하지만 보채거나 힘들어하지 않고 잘 자고 있는 아이를 깨워 해열제를 먹일 필요는 없다.
해열제의 효과는 대개 복용 후 30~60분 후에 나타난다. 해열제를 먹여도 열이 지속된다고 반복적으로 먹이는 경우 하루 복용량을 초과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해열제를 먹인 후 정상체온으로 회복되지 않더라도 열이 약간 떨어지고 아이가 덜 힘들어하면 계속 먹이지 않아도 된다.
아이가 열이 난다고 해서 무조건 응급실을 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 아이가 열이 날 때는 아이의 활동, 수면, 먹는 것 등이 평소와 비슷한지 살펴야 한다. 아이가 열이 나면서도 잘 먹지는 않지만 평소만큼 활동하고 배변한다면 괜찮다.
반면 자꾸 칭얼대거나 자려고 한다거나 반복적으로 토한다면 즉시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아이들은 감기에 더욱 취약하다. 열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고 건강한 겨울을 나기를 바란다.
-고신대학교복음병원 (연규민 소아청소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