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를 사로잡는 방법
재주가 많기로 유명한 원숭이를 잡을 때 사람들은 나무상자 안에 원숭이가 좋아하는 견과류를 채우고, 입구는 원숭이 손 하나가 겨우 드나들 정도의 구멍을 내놓는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그리고 자리를 떠나 그 상자 주위를 관찰하고 있노라면 맛있는 견과류 냄새를 맡은 원숭이들이 몰려와 이 상자 안에 무슨 마술이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닌지 탐색을 하다가 한 마리의 원숭이가 구멍에 손을 넣고 견과류를 움켜쥐면 그는 구멍에서 손을 빼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때 사람들이 다가가서 원숭이들이 도망을 친 자리에 홀로 남은 원숭이를 포획한다고 합니다.
손에 움켜쥔 견과류만 내려놓으면 만사가 오케인데, 그 집착심 하나 내려놓지 못하는 것으로 원숭이의 다음은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는 견해나 생각, 또는 대상이나, 물질 직책에 대한 집착 등이 자기를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올가미가 되는 것인데, 그 올가미는 바로 남이 내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만들어서 그것에 속박이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견과류 한주먹만 내려놓으면 온 숲이 바로 나의 동산이요, 쉼터이며, 먹을 것이 가득한 낙원이요, 보배 창고인데 그 한주먹의 견과류 때문에 자유를 잃고, 창살 아닌 창살 속에서 평생을 보내야 합니다.
인간이 낙원을 잃어버림도 한순간의 쾌락과 작은 이익 앞에서 나 혼자만 잘 살겠다는 이기심이 그 원인이 된다 할 것이니 손아귀의 몇 개 견과류와 온 우주를 바꾼 것이 되는 것입니다.
‘나’라는 생각에 사로잡혀버린 사람은 나 이외 전체와의 조화를 상실하게 되지만, 물방울이 저 스스로를 고집하지 않아서 커다란 바다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나를 내려놓는 이는 대우주의 근본정신과 하나로 통할 수 있습니다.
하나를 내려놓으면 만 가지가 다 내 벗이 되고, 하나에 집착하면 만 가지가 내게 등을 돌리니 들고 놓는 한자리에 행복과 불행의 단초가 있습니다. 내려놓는 순간 감사의 마음이 절로 생기고, 감사하는 순간 행복이라는 큰 선물이 주어집니다.
다만 선택은 언제나 자기 자신의 몫입니다.
-해월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