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머물고 간 자리 임명실

사랑이 머물고 간 자리 임명실
사랑이 머물고 간 자리 임명실


사랑이 머물고 간 자리 임명실

임이 떠나 가셨나요

사랑이 머물다 갔나요

그리움의 끝은

어디까지 인지요

빈 항아리에

그리움 한 양동이

길어다 부어요

채워지지 않는 것은

밑빠진 독의 허무함이지요

짊어진 사랑을

내려 놓지 못하오니

가슴에 안은 미련

이 밤이 새도록 채워봅니다

생의 고단함

다 놓아 버리고

빈손으로 훌쩍

가버리고 싶지만

애증의 그림자가

분홍빛 그리움되어

하얀 눈밭을 뛰어 다니고 있네요

사랑은 연기처럼

스멀스멀 스며들어

안개속으로

사라지려 합니다

혼백 모두를

설야의 밤에 내동댕이 치더라도

상고대가 높이 울고 있는

그곳까지 가 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