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구나무서기 김경옥

물구나무서기 김경옥
물구나무서기 김경옥


물구나무서기 김경옥

마음을 닫고 세상을 외면하면서부터

스치는 바람에도 슬픔과 아픔이 일어

세상을 거꾸로 보기 시작했지요

울보라는 소리가 듣기 싫어

얼굴을 땅에 심고

흘러내린 눈물로

굳은 땅이 축축해지고

부드러운 흙이 될 때까지

짝! 돌부리를 입에 물고 있으면

알 수 없는 힘이 생겨나

세상을 온통 푸르게 만들었지요

오늘처럼 바람이 부는 날은

나무뿌리가 되고 싶어서

물구나무서기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