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 적에 김지희
아버지 따라다니던 곳
그곳은 어릴 적 놀이터
조리로 만든 다슬기 채집기
참 많이도 잡았었네
새파랗게 우려진 다슬기알갱이
아버지는 투박한 손으로
탱자나무 가시들을 따오셔서
뱅뱅 돌려가며 다슬기 속살 빼내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
노을이 지고 붉은 태양은
변함없이 떠오르지만
탱자나무 우거진 그곳에는
아버지 흰 머리카락만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