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야 비로소 박명숙

그때야 비로소 박명숙
그때야 비로소 박명숙


그때야 비로소 박명숙

여름이 깊으면

달콤한 맛이 고립되는 시간

그것은 아마도 익어가는

가을을 기다리는 시간일 거야

여름 볕에 알알이 익어가는

알찬 가을을 이루기 위해

하늘빛은 매번 바뀌고

바람길은 들고나는데

여름 언덕에서 배운 한가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찜통더위도 물러나고

시절을 그리워하는

계절이 올 거란걸

그냥, 사랑처럼 스며드는

가을볕에 고립된 사랑의 맛은

고통과 아픔을 품은

기다림의 시간은

열매는 속을 채우고

꽃은 씨앗을 맺어

가을을 마중하는 거야

그때야 비로소

여름을 기쁘게 배웅할 수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