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안귀숙

사노라면 안귀숙
사노라면 안귀숙


사노라면 안귀숙

들풀처럼

길이 물들어있다

바람이 전하는

그대를 믿고

천천히 천천히 걸어갑니다

때론 비바람 따라서

오늘도 떠나가듯

향기를 그대에게 전합니다

비 온 뒤에

썰렁 해지는 지금

깊어가는 향기 속에서

짧아지는 기우는 노을처럼

우리의 삶도 성숙해져 갑니다

바람을 등에 지고

그저 쓸쓸함을 담아놓으며

느림의 미학으로

너에게로 천천히 조금씩 걸어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