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노래 서숙지

비의 노래 서숙지
비의 노래 서숙지


비의 노래 서숙지

때이른 더위에

애썼다고 토닥토닥

텃밭의 고구마 줄기 맥없이 누웠다고

더듬어 일으키고

숨이 턱턱 막히는 산길 모퉁이

산수국 예쁜 뺨도 어루만져 쓰다듬고

세상의 푸른 생명들에게

살아가는 법도 일러주며

이만하면 살아볼만하지 않냐고

장대비로 달래다가

가랑가랑 이슬비로 시간차 여유도 부린다

수돗물에 몸 적시던 실내 화분들

마당가에 쪼르르 일렬로 앉아

기분좋은 비의 노래

온몸으로 느끼며 살갗을 비벼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