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의 어중간한 그 모습 안귀숙
시간이란
늘 나의 말보다 빠르게 앞서간다
마음은 그대로인데 나이테란
이름이 그저 따라다닌다
사랑했던 사람이 그리울 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척
그대의 오늘은
힘든 척 티를 내면 안돼서
겉으로 내지 않고
속마음으로 한 겹씩 덧 입혀
나이테의 어중간 한 모습일 뿐
꿈을 꾸는 듯 지나가는 시간들 속에
흐르는 것 같기도 하고
며칠 전 같기도 한
이런저런 얘기들이
엉뚱한 헛 소리만 한다
앞서서는 웃고
뒤에서 몰래 다른 얘기
믿어도 될는지
나이테의 어중간한 그 모습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는
속 사정의 방향을 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