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의 삶 박명숙
오월의 촉수가
한 걸음 한 걸음 느린 걸음으로
알게 모르게 벽을 오르며
습작하기 시작하면
푸르게 푸르게
초록의 성을 만들고
담쟁이의 기지국을 세우고
세상과 소통을 한다
좌절이란 없다는 듯이
거친 비바람에도 오르고자 하는
벽을 타고 올라 그림 그리듯
담쟁이의 창작품에 놀란다
단단하게 뻗어가는
담쟁이의 강한 의지
비록, 작은 씨앗에서
희망을 올리는강력한 영향의
힘을 느낀다
결국은
작열하는 태양도 인내하고
친구 삼아 오르는
콘크리트 건물을 뼈대로
초록의 아름다운 생을
눈부시게 오체투지로
개척하며 펼쳐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