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이윤선

그 여자 이윤선
그 여자 이윤선


그 여자 이윤선

빨강을 좋아하는 여자를 안다

그 여자가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새빨간 스카프를 두르고

새빨간 원피스를 입고

새빨간 구두를 신고

새빨간 백을 들고 아파트 정문을

나서는 익숙한 모습은

그 여자가 어딜 지나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봄에 보면

동백꽃이 생각나고

여름에 보면

장미꽃이 생각나고

가을에 보면

내장산 단풍이 생각나

그 여자의 빨간 구두 소리가 리듬을 타고 귓속을 흔들어도

그녀의 입꼬리가 도도해도 빨간 립스틱이 어설프지 않게 위로를 해

동백꽃이 하얀 머리카락을 흔들어도

왜 그 여자가 생각나는 이유를 알게

그녀의 빨간 구두 소리가

아파트 정문을 향해 들리는 날은

빨간 수취인 불명의

엽서 한 장 기다리게 불투명해지는 감정을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