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김정숙

봄날에 김정숙
봄날에 김정숙


봄날에 김정숙

한 곳에 뿌리 내려

터 잡고 살아내기란

비바람 거친 파도

헤쳐 나오는 항해였다

가시돋힌 말들도

뿌리 채 흔들던 아픔도

무너트릴 수 없었던

신념의 돛으로 지켜왔다

수 갈래 가지마다

생채기 끌어 안고

보듬어 온 날들은

연연두 빛 잎을 만들고

피빛 꽃을 피워내고

순례의 메달을 달았다

이제

돛을 내리고

날아드는 새들의 노래를 듣자

눈물나도록 청아한 봄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