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의 봄 주선옥

섬진강의 봄 주선옥
섬진강의 봄 주선옥


섬진강의 봄 주선옥

매화꽃 향기가 서럽게 익어가고

맨발로 뛰어나와 물가에 찰랑거리는

눈부시게 짓궂은 햇살을 봅니다.

한달음에 몰려나와 으스러지는

그 풀잎의 노래는 어느 가슴에

날아드는 앙칼진 노래일까요.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해

검은 은하수를 자맥질하며

그대에게 맡긴 소식을 기다렸습니다.

성가시게 보채는 바람 따라나서서

옛 시인들이 버렸다는

흩어진 꽃잎닮은 詩 조각을 주웠습니다.

발끝에 밟히는 낡은 언어의 유희

뜨겁게 심장을 뛰게 하는 억겁의 윤회

비로소 깊은 잠을 이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