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의 봄 주선옥
매화꽃 향기가 서럽게 익어가고
맨발로 뛰어나와 물가에 찰랑거리는
눈부시게 짓궂은 햇살을 봅니다.
한달음에 몰려나와 으스러지는
그 풀잎의 노래는 어느 가슴에
날아드는 앙칼진 노래일까요.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해
검은 은하수를 자맥질하며
그대에게 맡긴 소식을 기다렸습니다.
성가시게 보채는 바람 따라나서서
옛 시인들이 버렸다는
흩어진 꽃잎닮은 詩 조각을 주웠습니다.
발끝에 밟히는 낡은 언어의 유희
뜨겁게 심장을 뛰게 하는 억겁의 윤회
비로소 깊은 잠을 이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