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어가는 계절의 인생 이진섭
뽀드득 뽀드득 살갑게 계절은 열리고
나뭇잎 사이로 실핏줄 내비친
고왔던 봄날의 햇살은,
아침 종소리 지저귀며
달콤한 꿈에서 단잠을 깨웠었지!
다시 돌아온 희미했던 그날이
겨우내 얼어붙은 손 녹이며
닫아버린 가슴을 열어볼 때면,
긴 밤 지새운 오늘에야
같은 맘으로 일으켜 세울 테니까.
말없이 녹아내린 물줄기도
투정 부리며 떠나버린
그대 아련한 뒷모습까지도
그렇게 놓아주어야 흘러가잖아!
내게도 아직 멈추지 않는 삶이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