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의 꿈 김정호
새벽 4시 달동네 노란 옷 입은 주민을 만나면
좁은 구석방에 20여 명이 모여 토론한다.
나는 아르바이트 학생한테 갈 거야
아니 나는 평상에서 편히 쉴 수 있는 아주머니한테
갈 거야 수다를 떠는 노란 옷 입은 주민은
학비을 지원하는 사장님이다
정성껏 손수레 태워
남영역까지 퍼레이드하면
역전에는 서커스 단원들이 있나 보다
깜짝할 사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긴 머리 아주머니와 손잡고 단발머리 아주머니
손에 이끌려 깜깜한 지옥으로 간다
노점에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경쟁을 치르고 나면
탈락한 노란 아가씨 여기저기 쉬고 있다
선발에 탈락한 맥 없는 노란 아가씨
서울역 향해 달리는 지하철 탑승하는 희망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