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아이비 이진섭
켜켜이 쌓인 가슴 앓이가
시린 눈 비비고 두드려도
차마, 모른 척 외면할 수 있다면
얼어붙은 손아귀 호호 불어
긴긴 겨울 지나 새 아침을 기다리겠습니다.
뒹구는 눈꽃을 긁어 헤집고
푹 젖어버린 낙엽 뒤집으며
난 그렇게 해후의 하루를 세어보듯
샘솟아 푸르러지는 길섶에
시작하는 인연으로 마주하고 싶었습니다.
참으로 오랜 꿈속을 걸으며
깨어나지 못한 나뭇가지 틈 뱅그르르
불그스레 옷가지 단장하고 마실 나가던
지 못난 얼굴 깨끗이 세안한 채
다시 태어난 세 손가락 미소가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