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바위 정선호

천년바위 정선호
천년바위 정선호


천년바위 정선호

뿌리도 없이 그 자리에 고개도

돌리지 않고 하늘을 바라보고 서있다

바람이 날개 없는 구름을 하릴없이 업고 지나간 자리를 슬픈 미소로 바라보고 있는 늙은 바위는 무슨 생각에 잠길까

어쩌면

푸른 하늘을 닮은 바다에서 유영하는

돌고래를 꿈에서 보았을지, 혹은 아프리카 밀림의 흑표범을 보았는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왜

바람이 업고 간 구름을 보면서 슬픈 미소를 지었을까?

그건 사랑했기 때문일거야

자유롭게 떠다니는 구름을 사랑했기

때문일거야

사랑했지만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천년의 세월이 야속하기 때문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