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살 깔고 나물 파는 할머니 서미영

봄 햇살 깔고 나물 파는 할머니 서미영
봄 햇살 깔고 나물 파는 할머니 서미영


봄 햇살 깔고 나물 파는 할머니 서미영

길 건너편에 천사처럼 투명한 날개를 달고

그림자조차 녹여 버릴 것 같은 봄 햇살들이

다리가 아픈가 바닥에 자리를 깔고 누었다

바람이 구석구석 몸을 말리고 지나갈 때면

가로수 끝에 매달린 아직 이른 봄 내음들이

바람에 밀려 낙엽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햇살에 데쳐진 거리에 바람은 몸을 녹이고

보도블록 위에 판을 벌이고 쪽파를 다듬는

노점 할머니가 잠깐 햇살을 벼고 졸고있다

가로등 밑에 일찌감치 터를 잡은 운 좋은 날

훍 묻은 바구니 안에 듬성듬성 셈을 쳐놓고

못 팔면 국 끊여 먹지 하는 투정을 흥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