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물의 앓이 이동구
나 앓던 날들이
저 산으로 간다
나 울던 순간들이
하늘에 오른다
이젠 쉬려
오랜 세월 함께한
검은 멍 딱지를
세차게 떼어내고
그들이 저기서
아지랑이 칠 때
커다란 웃음과
미친 눈물의 장단
쏟아내는 만큼
사라지고
웃는 만큼
가버려라 하건만
떼어낸 그들이
다시 온다
떼어낼 수 없는
나약한 미물
질긴 앓이는
산에 낀 운무처럼
사라졌다가 나타나
또 앞을 덮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