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선택의 기로 이진섭
이제야 떠날 수 있다 했는데
황혼 가득한 서릿발 무릎에 앉아
잠시 아주 잠시 쉼 하는
미련의 시작일 뿐인 걸 알았죠.
또다시 보낼 수 있다 했는데
늦깎이 차오른 바람이 불어오고
지평선 너머 날아가리라 믿었던
그 순간의 시련을
차마 마주할 수 없다는 걸 알았죠.
비록,
가을비 주르륵 잊어야 할지언정
숨길 수도 가질 수도 없어
얼어붙은 가지에 버려야만 했던
무심한 세월은 언제쯤 다시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