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계절 나동수
뜨겁던 계절은
풍성한 열매와 함께
저장고에 파묻혀
서늘한 겨울로 가고
열매를 떨군 나무는
아쉬운 잎을
마저 떨구어내며
들풀과 함께 말라간다.
매년 떨구고 비우며
매년 새로 싹을 틔우니
사람들은 알지 못해도
나무는 달라지고 있다.
매년 떨구고 비우니
사람들은 올해의 새싹이
작년의 새싹이 아님을 몰라도
나무는 굵어지고 있다.
이제는 웬만한 바람에도,
가을 깊이 우수가 짙어져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지는 낙엽을 보며
담담하게 낙엽을 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