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윤석진
길이라고
다 가려 하지 마라
길이라서
길 아닌 길도 있고
길이라서
험한 길도 있다
길이라고
길 따라가다 보니
바로 가는 길도 있고
길이라서
갈 수 없는 길도 있다
길이라고
포기하고 싶을 때
지금 가지 못하는 길
길이라서
아쉬워 말고
내일 걸을 수 있는 길
억지로 가지 마라
길 걸을 때
늦은 걸음보다
길 잃은 마음이 문제니
길 보이면
걸을 수 있을 때까지 걷다가
다리 아프면 쉬어가라
길 위에서
소나기 만나면
잠시 피해 가면 되고
길 막히면
길이라서
돌아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