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 우뚝 서다 김미경
가을엔 설악산
울산바위에 올라보라
해탈 고개 넘어
육신의 힘듦으로 온갖
생각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벼랑 끝에서
자신을 넘었다면
넘을 수 없는 산은 없다
가쁜 숨을 가라앉히고
푸른 세상을 내려다보라
용솟음치는 봉우리
거친 듯한 기백에
봐도 봐도 장관이다
천 길 협곡에
단풍꽃을 달고
굵고 길게 살고 싶은 인생
이처럼 예쁜 꽃이
피는 시절은 정상에
우뚝 서 있는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