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김지희
엄마가 만든 솜이불처럼
금정산의 희뿌연 운무가
휘감아 돌듯 내려온다
그저 가을비는 추적거리고
아파트 뒤뜰 대나무 숲엔
바람 한 점 없이 스산하다
비 맞은 감성이 처져 있듯
그리움에 고개 숙인 가슴이지만
그래도 하염없이 보고 싶다
보고파서 그리운 것뿐인데
왜 대나무 끝에 대롱대롱
걸쳐진 느낌일까
심장의 빗방울이 댓잎에 맺혀
댓줄기 따라 흐르는 그리움은
햇살 내리면 말갛게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