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전문 박명숙

가을 전문 박명숙
가을 전문 박명숙


가을 전문 박명숙

가을엔 말이야

연민으로 나를 안아주고도 싶고

해맑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투정도 부리고 싶다

그래도 좋은 것 같은

가을꽃 품에 안기어

향기에 취하고 그리움에 물들면

나의 가을은 깊어가고

나의 사랑도

매일 아름다운 노을빛에

붉게 붉게 번지는 따뜻한 빛이

스며들겠지

눈에 들어온 것마다

촉촉한 물기가 어리고

눈썹달을 그리는데

몸에 익히는 것마다

기억의 문신은

추억의 꽃으로 선명해지는데

아, 가을엔 말이야

툭 건드리면 예민하게 반응하고

너무 사랑해도

눈물이 나

너무 행복해도

서글퍼짐이 두렵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