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간다 정종명
적막이 살아가는 빈집 같은
노모 홀로 긴 세월 지켜오신 터전
연중 손가락 꼽을 단 며칠 집 같은
육 남매 나고 자란 안태 고향집
뿔 뿌리 떠나고 텅 빈 섬 같이
온기 잃고 외톨이 되어 외로운 엄마
한가위 맞아 설렘 앞세우고
한달음에 달려가는 엄마의 품속
엄마 생전 자주 찾아 가리란 다짐
지키지 못한 불효가 뒤통수를 친다
그리 멀지도 않은 지척 같은 곳
바쁘다는 핑계 입에 달고 사는 죄책감
몰라 못하는 게 아니라 더 큰 과오
가신 후 통곡할 자격조차 잃은 불효자
명절 전후로 철들고 오래지 않아
망각하는 처신에 반성의 회초리 든다
몇 시간의 효자 되려 양심을 숨기고
서둘러 재를 넘고 내를 건너 간다
노구에 홀로 집 지키시는
엄마가 계시는 그곳 고향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