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 꽃이 되어 오다 김경림
가을바람이 숲을 거닐고 산에서 내려왔다
풀 향기 나무 향기 꽃이 되어 살아 있는 그대
오늘, 가을 하늘처럼 맑다
하늘과 숲과 땅이. 하나가 되니
낭월동이 하나의 길 같다
쭉쭉 뻗어 나가는 소나무 옆 향기를 풍기는 나무
몇 번 사람들이 표시를 하고 갔다
잘생긴 나무는 공원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국화꽃 잎이 찻잔에 물을 머금고 기다리고 있다
필요 없는 것은 없다
파란 하늘에 흰 구름 싱그러운 날은 풍경이 시가 된다
그대는 꽃으로 와서 선한 시를 낳고 가겠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짧은 시간
바람이 불어오니 좋구나
나무들과 꽃을 데리고 산으로 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