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이룬 운명의 시간 이진섭
모르게 가버리면
언젠가 잊을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돌아설 수 없는 운명의 장난으로
알면서 가야 하는 이길이
왜 따갑기만 할까!
앳된 얼굴이 스산한 바람에 비치고
촉촉이 젖은 눈가엔
떨어지는 가랑잎만 날리니,
눈망울 부르는 소리
귓가에 앉아 떠나지 않겠지만,
부스스 내리는 가을비로
옷깃에 얼룩진
그대 향수가 다 날아가고 나면
아무런 느낌이 없듯
우리 마음도 더 이상 시리지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