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바랜 소화의 꿈 정종명
이루지 못해 전설이 된 사랑
골목길 어귀에 눈 박고 서있는 여인
허물어진 토담 옆
이끼 낀 전봇대를 기어오르던 희망
무지갯빛 사랑의 꿈
구멍 난 풍선처럼 버려야 했던 푸른 소망
화려했던 젊음도 빛을 잃고
심술궂은 빗줄기에 짓이겨진 슬픔
붉게 멍든 심장을 틀어안고
목을 꺾은 한 많은 여인의 핏빛 절규
하늘 보다 높은 사랑 버겁고
사모의 맘 무거워 절두 되어 나뒹구는 소화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