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앞에서 김순옥
가을이 왔습니다
나뭇잎들이 물들어 갑니다
아이들이 색칠하듯이
노랗게 빨갛게
곱게곱게 물들기 위해
진심이 발색해 갑니다
저 안에
자의인지 타의인지 몰라도
지병같은 슬픔들도
부글부글 끓던
욕구불만과 불평들도
모두 순응하듯이
잘 익어가고 잘 숙성해 가는
가을이 참 아름답습니다
이제 타의일지라도
가을에 스며들어야 겠습니다
구차한 마음 미련한 집착
젖은 언어 모두 거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