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의 고사리 이진섭
뙤약볕 따가움도 지칠세라!
타오르는 여름날엔
목마른 가슴 덜어주는
맑은 강이 되고 싶었습니다.
물 언덕의 고개를 지나
유유히 흐르는 떠돌이 기억은
간이 쉼터에 앉은 정류소에서
두 손 모아 그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거칠어진 늦깎이 소녀 되어
내 앞에 아련한 존재로 나타나면
미련 두고 바다를 향에 달려야 했건만,
잠시 휘몰아치는 바람에
우윳빛 얼굴은 뿌연 안갯속으로
뒷걸음치며 희미해져만 가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첨벙첨벙 물장구에 흠뻑 젖어들도록
애태운 한여름의 뜨거움까지도
날 기억 속에 가두어 두려고만 합니다
그대여! 언제 오시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