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조동선
고요가 잠들 때 노을을 품고
시린 바람에 잎을 떨구며
말없이 익어가는 사랑의 홍시
고향 집 주변의 감나무
어머니의 손길 사랑을 품으며
겨울을 준비한다
항아리에 청춘(靑春)들
풍성한 추억 이야기 분주하고
동지섣달 빨갛게 익어
겨우내 달콤함을 선사하다
찬 바람에 서리 내려도 가지 끝에
꼿꼿이 앉아 콩새 부부의
생일잔치를 열어주고
빨갛게 익어간 건시(乾柹)
주름진 모습 곶감은
할머니 품처럼 달콤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