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송명자
이름을 모르면 어떠하리
그저 마음 가는 데로
스치는 인연 따라
물 흐르듯 스쳐 가면 되는 것을
발그레한 꽃술에 취해
향기에 취해
세상 시름 잠시나마 술잔 위에
올려놓고
나비처럼 춤을 추듯
너울너울 장단 맞춰
흥에 겨워 놀아 보세
가득 채워 부어야 제맛인가
그저 마음 통하는 벗 하나면
천하일색 양비귀도 부럽지 않은
지상낙원 무릉도원일세 그려
목젖을 타고 오르는 뜨거운 취기에
호박꽃이 양귀비도 되었다가
어우동이 되었다가
콩깍지 씌어 만리장성을 쌓았으니
옥이야 금이야
아들 딸 품어 안고
천년만년 살고지고
꽃처럼 피었다가
지는 게 우리네 인생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