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에게 심현철

님에게 심현철
님에게 심현철


님에게 심현철

북에서 서리가 남으로 출발한다고

일기예보가 전한다

나무를 해야겠다,

문풍지도 갈아야겠다,

쌀도 찧어서 뒤주에 채워야겠다,

아, 맞다

소마 굿 간도 닭장에도

비닐로 바람막이를 해야지.

그러고도 시간이 남으면

하얀 도화지에 까만 연필로

시를 써서

바람에게 읽어달라 하자

서리도 오고

초겨울 바람에

선뜻 눈내음도 나는데

앞산 뒷산에 단풍잎은

남루한 노숙자의 이불같이

바람에 나뒹군다.

무서리 오기 전에 온다던

님은

소식도 없고,

구절초 꽃도

국화꽃도

북에서 온다는 그들 때문에

낯빛이 차가운데,

당신은 내가 걱정도 되지 않나요

북두칠성아!

별빛을 쏘아서 남으로 가시라고

전해다오

남쪽에서 내가 기다린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