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수선
무언가 담장을 좋아하지 않는 게 있다.
그것은 담장 밑 얼어붙은 땅을 부풀게 하여
햇볕 속에 위쪽 둥근 돌들을 떨어뜨린다(…)
나는 언덕 위에 사는 이웃에게 알리고
날 잡아 하루 만나 경계 따라 걸으며
우리 사이에 담장을 다시 세운다(…)
그는 모두 솔밭이고 내 쪽은 사과 과수원이니
내 사과나무들이 그쪽으로 건너가
소나무 밑 솔방울들을 먹어치울 리 없다고 말해보지만,
그는 “담장이 튼튼해야 좋은 이웃이지요”라고만 말한다.
-로버트 프로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