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없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김경림
주룩주룩 삼월 중순에 비가 내리고 있어요
밭고랑같이 주름진 내 손에도
비가 가득하네요
시집살이 고되지만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두렵지 않았어요
시집은 왜 예나 지금이나 식구가 많을까
어린 새색시는 생각할 틈도 없이
생활에 뛰어들었네요
봉숭아 꽃잎 피어도 손톱에 물들일 줄 모르고
담 너머로 들리지 않게 울음 삼키며
달님께 빌었지요
사랑이라는 것이
상처뿐이 아니겠지요
비처럼 낮은 목소리의 그대 내게 하는 말
고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