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의 몸부림 정종명
올곧은 성정 감추고
바람에 몸 맞긴 채 흐느적거리는
가냘픈 할미의 은빛 몸매
서설의 알싸한 바람
야윈 등을 타면
춤추듯 즐기는 부드러운 허리
톱날 같은 날카로운 잎새
쓰러져도 부러지지 않는 유연함
무리 지어 서걱대는 가을 노래
비 오면 젖은 채로
매몰찬 삭풍에 몸부림치며
억센 계절을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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