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것에 대하여 김해정
이별의 아침은 꽃이 붉다
가야 할 길을 자각하고
뒷모습조차 흐릿하지 않게
미풍에 작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헤어짐은
또 다른 인연을 만드는 것이다
미련 없이 잎을 떨구는 저 큰 고목
묵은 정을 부르르 떠는 흙더미에
그리움의 눈물조차 깊이 묻어놓고
다시 하얀 겨울을 맞이하는 것이다
노을에 해는 숨었다
밤이 깊어질수록 점점 빛나는
별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눈물 한 방울도 아름다운 희생으로
“
마음을 비우는 묵언의 행복이다.라고
“,
총총히 떠나는 뒷모습
슬그머니 사라지고 마는
새벽 찬 달의 이유 없는 망설임을 읽는
그저 세상을 떠돌다 제자리를 지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