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 문영길

거미줄 문영길
거미줄 문영길


거미줄 문영길

습관을 더듬어 그물 꿰는

어둠침침한 눈으로

틈을 엮어 기회를 엿보며

요행으로 잘못 이해한 것들이 버둥거리길

숨죽여 기다리는 일상이다

아슬아슬한 생의 경계에서

눈속임의 찰나가 밥을 낚아챌 때까지

가끔 기다림이 독이 될까봐

이슬방울로 업보를 씻는 주둥이

공들여 신전을 지어 바치고서야

허락되는 한 끼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출렁거리는 허공에

생존을 위한 고단함으로

힘줄보다 더 질긴 희망을 내걸었다

포획의 진동을 감지하는

오랜 기다림이 유일한 미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