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낙엽 최수경
생을 다한 낙엽은
가늘게 내리는 비 한방울에 힘겨워
마지막에 주어진 것
다 소진하고 가볍게 조금이라도
더 가볍게 가고 싶은 것
바람에 손을 끌려 가고픈 마음
어떤 미련 남아 빗방울 하나에도
걸음이 무거워지는 것
멀리 다가오는 구름 닿기전에
아침햇살 오던 길로
꿈꾸던 곳으로 가야하는 것
어느날 그렇게 왔다가
또 그렇게 갔다는 사연을
누가 알아주리요만
생은 어차피 혼자 왔다가
왔던 길로 혼자 돌아가는 것
비 내리는 아침
어느새 가을은 끝나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