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보름달 이정민

어머니와 보름달 이정민
어머니와 보름달 이정민


어머니와 보름달 이정민

어머니, 구름에 가렸던

보름달이 높이 떠올랐어요

어느 먼 하늘에서

예까지 오셨나요

깜깜한 밤바다

달빛에 길을 더듬어

내게로 오시는 어머니

행여 자식들 가슴에

한이라도 남을까 봐

굽이굽이

눈물 맺힌 세월 감추시고

“얘야, 나 죽거들랑

엄마는 잘 먹고

잘살다 갔다고 여겨라

못난 어미 생각에

사무치게 울지도 말거라”

생전에 하셨던 말씀이

이 밤 더 가슴 아프게 합니다

푸른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가 있었건만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그 날개 부러뜨려 접어버린 꿈

제가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요

어머니

보름달이 훤하게 비추는

이 낯선 곳에서

홀로 가는 저 달을 보고 있노라니

가난한 세월 살다 가신

어머니 생각에

자꾸만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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