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기념일 문영길
눈부신 허풍의 다짐에
확인도 없이
덜컥 마음 다 내어주고
귀동냥하던 사랑고백 때문에
눈감아주던 소원
그의 황홀한 약속에만 통하던
마법이었기에
막무가내로 저지른
시작도 끝도 없는 사랑
세월 흘러
마법이 풀린 뒤에도
혹처럼 달고 사는 미운 정
사랑하는 이유보다
헤어지지 못하는 이유가
늘어나는 인생
별 놈, 별 년 있냐고
비교도 설렘도 포기한 채
웬수 같은 정情
고봉으로 먹으며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