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 달 구월 김해정
어느 농부의 손길이
부드러운 흙을 일궈내듯
자연은 땀 냄새에 젖어
시름을 내려놓은 들녘에
해맑은 미소를 곱게 심었습니다
홍조 띤 눈 부신 햇살에
선명한 그리움의 향기
풍요로움 속에 쓸쓸해지는
기억을 바람에 전하며
가을은 또다시 계절의 비에 젖고
여름 동안
미련하게 털어내지 못하고
내내 가슴에 담아두었던
쓰디쓴 부끄러운 열매 몇 알
부드러운 하늬바람이 되어
자연의 숨결로 다가옵니다
구월은
뜨거운 태양을 견뎌낸
열매의 탐스러운 미덕으로
서로서로 배려하며
넉넉한 마음 가질 수 있는
행복의 길 하나 만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