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손님 김해정
예고 없이 찾아오는
단아하고 청아한 모습에
이별의 인사도 없이
선량한 낯빛으로 하나를 보내고
또 하나의 계절을 맞이한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자연 순환 속의 약속이지만
엉겁결에 씨익 웃으며 다가와
마음을 내뱉는 촉촉한 눈길
공허한 빈집을 두드리듯
가을 길 따라 물드는 하늘빛
바래진 오래된 시간 속 추억
은은한 향기, 바람 소리에 실려
덜컹거리는 마음과 함께
높푸른 하늘로 훨훨 날아오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내 곁에 오신
볼 붉은 그리움의 계절 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