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니 정외숙

살다 보니 정외숙
살다 보니 정외숙


살다 보니 정외숙

혼자 가는 어두운 길이 좋아서

누군가 밝혀주는 빛을 꺼둔 채

길고 긴 어두운 밤 속에 살아갔다

혼자 가는 길은

좁다랐고 긴 숲길도 있고

넓은 바다를 보기도 하고

파란 하늘을 보기도 하며

혼자 세상을 살아갔다

혼자만 살아온 어두운 길 위에

나 아닌 다른 누군가는 상상하지 못했다.

혼자 살아도 잘 살고 있었으니까

혼자라는 말이 더 이상 나에게는

쓸쓸한 단어가 아니었다

모두에게 위기는 찾아오듯

나에게도 위기가 찾아왔고

혼자였던 나는 스스로 쉽게 무너졌다

그 사이로 나에게 작은 빛이 들어왔고

나는 그 빛이 내가 가둔 어둠 속에서

탈출할 수 있는 비상구라고 생각했다.

그 빛을 따라 나간 나는

우리의 길을 걷고

우리의 바다를 보고

우리의 하늘을 보기도 하며

우리의 세상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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