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길 김순옥
기억으로 갔다가 기억으로 돌아왔다
고샅길 숨바꼭질
연옥이 구일이 수일이 정순이 순자 귀자 덕년이 정희 같던
조약돌 부리들
시멘트 포장 밑에 꼭꼭 숨어버렸고
시냇물에 놓여있던
삼강오륜 돌다리 위에
새 만고진리 철근 다리
주루를 자동차 타고 순식간에 다녀왔다
다만 산등성이에 손 흔들어 주던 억새
꼭, 동서고금 사람의 도리 지론 이던
할아버지 아버지
붉은 얼굴 풍상의 흰 머리 같아
속 눈썹 끝에
젖어오는 손수건
슬며시 흔들어 주고